한국 수출을 이끌어온 주력 산업들이 꽤 심각한 시험대에 올라와 있습니다.
현장에서 기업 분들 얘기를 들어보면 “예전엔 당연히 우리가 앞설 줄 알았는데, 요즘은 확신이 없다”는 말이 나와요.
최근 조사에서도 한국의 10대 수출 주력업종 가운데 여러 분야에서 이미 중국이 앞섰다는 응답이 나왔습니다.

숫자가 보여주는 불편한 현실
조사에서는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100으로 놓고, 중국과의 격차를 지표로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철강, 일반기계,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자동차·부품 같은 업종은 이미 중국의 지수가 100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한마디로 가격과 생산성, 공급 역량을 합쳐서 봤을 때 중국이 한 발 앞서 있다는 뜻이죠.
반도체, 전기·전자, 선박, 석유화학·석유제품, 바이오헬스 등은 아직 중국과의 격차가 크지 않다는 응답이 많았습니다.
예전처럼 “우리가 훨씬 앞서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고, “아직은 비슷하거나 근소하게 앞서 있다” 정도로 보는 시각이 많다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더 걱정되는 건 앞으로의 전망이에요.
기업들을 대상으로 2030년을 물었을 때, 10대 업종 대부분에서 중국이 한국을 앞설 것이라는 응답이 우세했습니다.
지금도 만만치 않은데, 몇 년 안에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경고 신호인 셈입니다.
저는 이 지점을 중요하게 봅니다.
지금 상황을 “일시적인 경기 부진” 정도로만 보면 대응 타이밍을 놓치기 쉬워요.
이미 구조적인 변화가 진행 중이라고 보는 게 더 맞습니다.
진짜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제가 보고 들은 내용을 종합해보면, 원인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뉩니다.
● 제품 경쟁력의 약화
● 대외 리스크와 공급망 변화
● 인재·기술 확보 속도 둔화
우선 제품 경쟁력입니다. 여기에는 단순한 품질만 들어가는 게 아니에요. 가격 대비 성능, 납기와 공급 안정성, 애프터서비스, 주변 생태계까지 다 포함됩니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중국 기업들이 예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빨라졌습니다. 특히 가격과 생산성 측면에서 이미 한국을 앞질렀다는 평가가 많아요.
두 번째는 대외 리스크와 공급망 문제입니다. 미·중 갈등, 보호무역, 지정학적 긴장이 한꺼번에 터지면서 수출 비즈니스의 불확실성이 커졌어요. 중국 관련 공급망 변화 속도도 빨라지고 있고요. 특정 국가와 시장, 원자재에 과도하게 의존한 구조가 약점으로 드러나는 상황입니다.
마지막으로 인재와 기술입니다. 겉으로는 “우리 기술은 아직 괜찮다”고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핵심 인력을 확보하고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호소하는 곳이 많습니다. AI, 배터리, 바이오 같은 분야는 특히 인재 쟁탈전이 심하고요. 중국이 기술·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도 격차를 빠르게 줄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어디서부터 바꿀지, 세 가지 방향
그럼 현실적으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까요. 제가 기업 실무자들과 이야기하면서 공통으로 느낀 방향은 세 가지입니다.
기술·인재 확보를 경영의 최우선으로
요즘 만큼은 사람과 기술 이야기를 빼고는 전략을 설계하기가 어렵습니다. 단순 채용이 아니라, 핵심 인재를 어떻게 키우고 붙잡을 것인지가 더 중요해졌어요. 내부 교육, 산학 협력, 해외 인재 활용 등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해야 합니다.
기술도 비슷합니다. 외부에서 사 오는 기술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우리만의 핵심 기술을 어느 정도 축적해두는 게 필요해요. 특히 중소·중견기업은 연구개발을 전담하는 조직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최소한 한두 개 분야만이라도 “이건 우리만 할 수 있다”는 무기를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산업체질 고도화와 고부가가치 전략
단순 제조 경쟁으로는 중국을 이기기 어렵습니다. 한국이 잘할 수 있는 길은 자연스럽게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체질을 바꾸는 쪽이에요.
실제로 제가 본 사례 중에는, 단순 부품만 생산하던 회사가 설계와 모듈 단위 패키지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린 경우가 있었어요. 또 어떤 곳은 OEM 위주에서 벗어나 자체 브랜드를 키우면서 고객과 직접 관계를 만들기도 했고요. 공통점은 남들이 쉽게 따라 하기 어려운 것에 집중했다는 점입니다.
이 과정이 쉽지는 않지만, 지금처럼 중국이 빠르게 따라오는 판에서는 결국 거쳐야 할 단계라고 봅니다. 한국의 강점은 여전히 정밀한 기술, 신뢰, 안정된 품질에 있는데, 이걸 더 고급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글로벌 시장·공급망 전략을 다시 짜야 할 때
예전처럼 몇 개 국가에 수출 비중이 몰려 있는 구조는 점점 위험해지고 있습니다. 특정 국가 리스크, 환율, 통관 규제 하나만 바뀌어도 회사 실적이 크게 흔들리니까요.
그래서 요즘 기업들은 해외 법인·파트너를 분산하고, 원자재와 부품 공급처도 여러 군데로 나누려는 시도를 많이 합니다. 비용은 조금 더 들 수 있지만,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보면 보험에 가깝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건 정부와의 소통이에요. 산업계에서 느끼는 리스크와 필요한 지원을 제때 전달하고, 정책 도입 과정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어차피 바뀌지 않는다”는 체념이 쌓이면, 실제 필요한 제도 개선도 늦어지기 마련이거든요.
위기냐, 체질 개선의 기회냐
솔직히 말해서, 한국 주력산업이 편안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저는 이 상황을 완전히 비관적으로만 보진 않아요. 위기라는 말은 곧 변화의 압력이 커졌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중요한 건 타이밍과 속도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를 빨리 인정하고 전략을 조정하는 기업은 살아남을 확률이 훨씬 높아요. 반대로 “조금만 버티면 예전처럼 돌아가겠지”라고 생각하는 순간, 격차는 더 벌어질 겁니다.
이 글이 한국 산업이 어디에 서 있는지, 그리고 우리 회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한 번쯤 점검해 보는 계기가 되면 좋겠어요. 숫자와 뉴스에만 압도되기보다는, 지금 당장 바꿀 수 있는 한두 가지부터 정리해보는 게 출발점입니다.
'경제, 정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 K-방산 위기 (0) | 2025.11.26 |
|---|---|
| 한국, 미국, 유럽 저작권 개정이 나타나고 있다! (0) | 2025.11.24 |
| 분당, 일산 등 1기 신도시 재개발 어디까지 왔나 (0) | 2025.11.19 |
| 담배 규제 정책 알고 있나요? (0) | 2025.11.17 |
| 하이트진로가 국민연금 기업으로? (0) | 2025.11.17 |